SEC의 규제 대상이 사람이 아닌 프로토콜로 바뀐다: 전통 금융과 온체인 거래의 차이가 사라질까?

Sigrid Voss
Sigrid Voss ·

SEC의 규제 대상이 사람이 아닌 프로토콜로 바뀐다: 전통 금융과 온체인 거래의 차이가 사라질까?

그동안 SEC는 크립토 시장을 그냥 뉴욕 증권거래소의 좀 더 지저분한 버전 정도로 취급해 왔습니다. 문제가 터지면 고소할 '사람'이나 '회사'를 찾는 식이었죠. 하지만 폴 엣킨스가 제안하는 구조적 변화는 판을 완전히 바꿉니다. 중개자 중심의 규칙에서 프로토콜 중심의 규칙으로 옮겨가자는 겁니다. 전통 금융과 온체인 거래의 차이를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라면, 바로 이 지점이 두 세계가 충돌하는 핵심입니다. 참고로 CBT에서는 이전에 Todd Blanche as Interim AG: What His Crypto Stance Means for RegulationNew York is suing Coinbase and Gemini over prediction markets. Here is what you need to know에서 관련 내용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사람에서 프로토콜로의 전환

기존 금융 세상의 법은 중개자를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주식을 사면 브로커, 청산소, 중앙 거래소가 있죠. SEC는 바로 이런 실체들을 규제합니다. 브로커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거래소가 어떻게 보고해야 하는지 지시하는 식입니다. 즉, '누가' 행동하느냐가 중요한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온체인 시장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DeFi 프로토콜에는 소환장을 보낼 CEO가 없습니다. 델라웨어에 있는 본사 사무실도 없죠. 그냥 코드만 있을 뿐입니다. 엣킨스가 말하는 프로토콜 기반 규칙은 SEC가 운영자가 아니라 메커니즘 자체를 규제해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이 말은 "이 거래소를 누가 운영하는가?"라고 묻는 대신, "이 프로토콜에 해당 자산에 필요한 안전장치가 내장되어 있는가?"라고 묻는다는 뜻입니다. 스마트 컨트랙트의 수학적 논리와 설계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겁니다.

전통 금융과 온체인 거래의 차이가 왜 바뀌는가

지금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기관들이 블록체인의 효율성은 원하면서도, 전통 법률이 주는 안전함은 포기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전통 거래는 'T+2' 결제 방식에 의존합니다. 돈과 주식이 실제로 교환되는 데 이틀이 걸린다는 뜻이죠. 반면 온체인 거래는 몇 초면 끝납니다. 하지만 SEC가 처벌할 중개자를 계속 찾아다녔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은 진짜 DeFi 근처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미등록 브로커'라는 낙인이 찍힐까 봐 겁이 났으니까요.

만약 SEC가 실제로 프로토콜 기반 규제를 도입한다면 그런 공포는 사라집니다. 탈중앙화된 유동성 풀을 그냥 '디지털 버전의 증권사'라고 억지로 끼워 맞추는 짓을 멈추게 되는 거죠. 대신 이를 새로운 형태의 금융 원시 도구(primitive)로 인정하게 됩니다.

저는 2019년부터 이 시장을 지켜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DeFi라는 '서부 개척 시대'가 전통 시스템보다 훨씬 투명합니다. 이더스캔(Etherscan)을 보면 모든 거래를 다 볼 수 있죠. 대형 은행의 폐쇄적인 장부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난다면 NYSE 같은 거물들이 스마트 컨트랙트 업데이트 때마다 소송 걱정을 하지 않고 핵심 인프라를 온체인으로 옮길 수 있게 될 겁니다.

내 자산에 어떤 영향을 줄까

규제자들이 규칙을 두고 싸우는 동안 시장은 묘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현재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49로 완전히 중립적입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약 60%로 높게 유지되고 있고, 이더리움 가스비는 0.14 Gwei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제가 보기엔 개인 투자자들이 관망하며 법적 전쟁이 끝났다는 확실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한국 투자자분들은 이런 거시적 규제 변화보다 단기 펌핑에 민감한 편이지만, 결국 기관 자금이 들어오려면 이런 제도적 정리가 필수적입니다.

SEC가 이 규칙들을 성공적으로 다시 쓴다면, '설계부터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한' DeFi 프로토콜로 엄청난 자금 회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단순히 신분증 확인만 하는 중앙화 앱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규칙 자체가 코드에 박혀 있는 진짜 온체인 시장을 뜻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불안해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SEC가 '준수하는 프로토콜'의 정의를 내리기 시작하면, DeFi의 가장 큰 장점인 '허가 없는 혁신'을 실수로 죽일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하는 데 정부 허가증이 필요해진다면, 우리는 그냥 2008년에 무너졌던 그 망가진 시스템의 디지털 버전을 다시 만드는 꼴이 됩니다.

전환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워싱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온체인 결제로 가는 흐름은 불가피합니다. Bitwise가 이미 Hyperliquid의 기관용 퍼프(perps)를 살펴보는 방식만 봐도 알 수 있죠. 인프라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제 조언은 어떤 '회사'가 이기느냐에 매달리지 말고, 내 키(Key)를 어디에 보관하느냐에 집중하라는 겁니다. 시장이 온체인으로 이동할수록 리스크는 '거래소가 파산할 가능성'에서 '내가 피싱을 당할 가능성'으로 옮겨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요 자산을 Ledger Nano Gen5에 보관합니다. 가격대가 너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E-ink 터치스크린을 갖췄고, 무엇보다 개인 키를 오프라인으로 유지해 주기 때문에 선호합니다. SEC가 규칙을 새로 쓰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규칙은 내 자산을 내가 직접 통제하는 것뿐입니다.

엣킨스의 접근 방식이 통한다면 마침내 '기관의 벽'이 무너지는 걸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저는 보도자료가 아니라 실제 코드를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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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rid Voss

암호화폐 시장 트렌드, 거래 전략 및 블록체인 기술을 다루는 암호화폐 분석가 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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